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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비평 영화 '장고'와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이야기 2013/04/19 17:05 by 조현수

 나도 어릴 적부터 컴퓨터 및 비디오 게임을 굉장히 좋아했었고, 요즘에도 학교나 학원 수업이 없는 날이면 한 두 게임씩 즐기곤 한다. 가끔 여가를 보내는 게임이 최근 가장 인기 있는 게임인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이하 LOL)'인데, 조금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서 얘기하고자 한다.

 LOL에는 100여 가지가 넘는 게임 캐릭터들이 있으며 게임 내에선 이들을 챔피언(Champion)이라고 칭한다. 이 글에서는 그 중 한 챔피언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챔피언은 바로 니달리(Nidalee)다.



이 친구가 바로 니달리



 니달리는 먼 사거리를 가진 창을 던지기도 하고 맹수로 변하기도 하며 전장을 누비는 전사다. 챔피언의 컨셉은 플레이어에게 마치 열대우림을 누비는 원시부족과 같은 인상을 준다. 긴 창을 들고 동물의 가죽과 털로 만든 옷을 입은 니달리의 모습은 챔피언이 가진 원시성을 더욱 강조한다.






 주제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하기 위해 LOL의 플레이 요소에 대해 말하자면, 플레이어는 위의 기본 일러스트와 같은 모습이 아닌 추가적인 비용을 지불하여 챔피언의 외형을 바꿀 수 있는데, 이를 스킨(Skin)이라고 칭한다. 스킨은 직접적으로 게임의 승패에 영향을 주는 요소(간혹 아닐 수도 있지만 이에 대한 얘기는 생략하자..)는 아니나 플레이어의 개성이나 흥미를 배가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통 5천원 ~ 1만원 선인 가격임에도 꽤나 인기가 좋다. 물론 니달리 뿐만 아니라 모든 챔프가 그에 걸맞는 스킨을 이용할 수 있다.

 내가 얘기하고 싶은 부분이 바로 니달리의 스킨과 관계가 있는데, 니달리의 스킨 종류는 인간사냥꾼, 눈토끼 등 아주 다양하다. 그 중에서 눈길을 끄는 스킨이 있는데, 바로 그것은 '프랑스 메이드 니달리' 스킨이다.



엄청 뜬금없는 프랑스 메이드 스킨의 일러스트와 스킨 적용 전 후 게임 화면



 처음 이 스킨을 봤을 때 난 엄청난 충격에 빠졌다. 왜냐? 노출 땜에? 그..그게 아..아니..아니라.. 바로 이토록 타문화 비하성 짙은 스킨이 출시되어 버젓이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이다. 앞서 잠깐 소개했다시피 니달리라는 챔피언이 가진 원시성에 덮어 띄어진 '프랑스 메이드'의 탈.. 다른 나라도 아닌 프랑스라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겠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국가들은 아프리카 대륙으로부터 수많은 흑인들을 노예로 끌고왔다. 바로 그런 가슴 아픈 역사가 게임 속에 아무런 의식 없이 담겨있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이 불편했다. 물론 아프리카 대륙이 가진 원시성에 대해 이상화 시키는 것 같은 느낌이 없진 않지만, 그보다는 전 세계인이 이용하는 게임 속에 저런 식의 서구중심주의를 끌어온 것에 대한 반감이 무척이나 크다. 더욱이, LOL을 개발한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회사 이름과 매치가 되지 않는 스킨 개발이라니..)의 한국 지사는 국내에서 문화재 보호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으니, 참 알 수 없는 회사다.
 
 그 와중에 보게 된 영화가 바로 내가 좋아하는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최신작, 바로 '장고(Django: Unchained)'다. 개봉일에 극장으로 달려가서 영화를 아주 재미나게 본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아무튼 뭐, 얘기를 좀 더 하기 위해 영화의 장면을 몇 개 가져와 보자.



장고와 닥터 킹이 캔디를 방문하는 장면.



 위 장면을 추가하고 나니 더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해도 좋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이 글을 읽고 계신 여러분이 가장 먼저 본 사람이 누군지 맞출 수도 있을 것만 같은 기분도 든다. '장고'를 본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영화에서 극중 인물들이 입고 있는 옷차림은 그 사람에 대해 많은 정보를 준다. 닥터 킹은 장고와 처음 만났을 때 자신이 죽인 노예상의 옷을 벗겨 갈아입으라고 얘기하니, 이 영화에서 의상은 큰 의미가 있다. 뭐, '장고'를 다루기 위한 글은 아니니 영화에 대해 많은 얘기는 하지 말자(언젠가 이에 대해 다뤄 보겠다). 위 장면에 있는 흑인 하녀를 비롯한 많은 흑인들이 옷을 입고 벗고 갈아입으며 많은 메타포를 몸소 보여준다.



'장고'의 잔혹함은 결코 액션 씬의 잔인함에 있지 않다



 타란티노의 영화는 그 잔혹함으로 아주 유명한데(나처럼 그것 때문에 좋아하는 사람
도 많고), '장고'가 보여주는 잔혹함은 결코 피 터지는 액션씬 때문은 아니다. 영화에서 스크린을 바라보기 가장 힘들게 하는 장면들은 흑인들이 학대받는 장면들이다. 그렇기에 나는 '장고'가 관객들, 즉 함께 역사를 살아가는 사람들, 좀 더 돌직구를 날리자면 백인들에게 주는 심리적 부담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그리고 이렇게 대중들에게 타자의 아픔을 공감하도록 하는 것이 예술이 가진 사명이자 의무라고 본다. 
 모두는 아니겠지만 많은 이들이 영화를 본 후 느끼는 씁쓸함과 쾌감은 바로 장고를 비롯한 흑인들이 겪는 수모와, 죽음의 문턱을 넘어 캔디랜드를 떠나는 장고의 뒷모습 때문일 것이다. LOL에 등장하는 프랑스 메이드 스킨이 씁쓸한 이유는 이런 역사성을 배제시킨 이미지가 즐기기 위한 컴퓨터 게임에 들어가 있기 때문이다. 다르게 생각하면 아르피카 출신 사냥꾼이 프랑스 노예상에게 팔려가 메이드 복을 입고 백인을 학살한다고 생각하면 될지 모르겠는데, 음.. 그렇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그 이미지 자체가 주는 찝찝함을 벗어 던지긴 힘들다.

 그까짓 게임 캐릭터 가지고 별 소리를 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난 뭐 이런 거 가지고 이래저래 생각하는 거 좋아함.. 태클 환영. 그나저나 이 글을 영화로 보낼지 게임으로 보낼지 인문사회로 보낼지 고민이 되네요..

덧글

  • 힘세고강한왈도 2013/04/19 20:57 # 답글

    니달리 베인은 스킨 왜 사는지 모르겠음. 쉬바나 생긴 게 차라리 낫지..
  • 조현수 2013/04/19 21:26 #

    논제와 별 관련은 없지만, 취향차 아니겠슴니까ㅋ
    (별로 안 사고 싶긴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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